식물성 오후 / 백점례

조회 수 861 추천 수 0 2014.05.27 09:58:05

식물성 오후

 

                           백점례

 

약속을 바람맞히고 늦은 끼니를 차린다

햇귀처럼 붉던 시간 설렘은 퉁퉁 불어

매운맛 고추장으로

쓸쓸함을 버무린다

 

우려낸 기다림과 잘 데쳐진 그리움이

머쓱해진 말라가는 혼자 앉은 식탁 너머

헤프게, 헤프게 뜬 낮달처럼

헛배만 불러오고

 

창문 밖 익숙한 길 사시랑이 가로수들

가까이 들여다보면 쏙쏙 돋는 붉은 움들

오래된 언약의 시간

다시 또 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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