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소 / 박경리

조회 수 428 추천 수 0 2018.03.06 22:05:40



몇 해 전 일이다

암소는 새끼랑 함께

밭갈이하러 왔다

나는 소의 등을 두르려 주며

고맙다고 했다

암소는 기분이 좋은 것 같았고

새끼가 울며

음모오ㅡ하고

화답을 하며 일을 했다

열심히 밭갈이를 했다



이듬해였던가, 그 다음다음 해였던가

밭갈이하러 온 암소는 혼자였다

어딘지 분위기가 날카로워

전과 같이 등 뚜드려 주며

인사할 수 없었다

암소는 말을 잘 듣지 않았다

농부와 실랭이를 하다가

다리뼈까지 삐고 말았다

농부는

새끼를 집에 두고 와서 지랄이라

하며 소를 때리고 화를 내었다


옛적부터 금수만 못하다는 말이

왜 있었겠는가

자식 버리고 떠나는 이

인간 세상에 더러 있어서

그랬을 것이다

자식을 팔아먹고

자식을 먹잇감으로 생각하는

인간 세상에 부모가 더러 있었기에

그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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