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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게 / 박주택


너는 어디로 가서 밤이 되었느냐 너는 어디로 가서
들판이 되었느냐 나는 여기에 있다 여기서
이를 닦으며 귀에 익은 노래를 듣는다
존재를 알리는 그 노래는 추억의 중심으로 나를 데려간다
네가 살아 있을 때 나는 무엇을 했던가
전화를 받고 차를 마시고 또 무엇인가 두려워 마음을 졸였겠지
네가 가고 난 책상에 먼지가 한 꺼풀 더 쌓이고
건물들은 늙어 어제를 기억하는 데도 지쳤지
네가 풀잎이라면 나를 초원에 데려가는 게 좋겠다
더더욱 네가 그리움의 저편 석양처럼 붉게 타오른다면
나도 모르는 그리움 속으로 데려가 다오
그 속에서 온갖 그리움들을 만나 그리움의 기억을
가슴에 새기며 내가 왜 여기 서 있는지를
저 나무에게나 물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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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아침 / 오규원

 


나무에서 생년월일이 같은 잎들이
와르르 태어나
잠시 서로 어리둥절해 하네

4월하고도 맑은 햇빛 쏟아지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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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처녀 / 장유병

     

     

    대자연 말 없으되 다 생각 있어

    겨울 가면 봄이 온다네

    울긋불긋 별의별 꽃 다 마련해 두고서

    우르릉 천둥소리 한번 울리기만 기다린다네

     

     

     新雷 - 張維屛-(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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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화를 그리노라 / 이방응

     

     

    종이 위에 붓 휘두르니 묵색 산뜻한데

    매화 몇 점 그려놓으니 참으로 즐겁도다

    하늬바람 빌려 멀리멀리 날려서

    집집마다 거리마다 봄 활짝 피게 하고파라

     

     題畵梅 - 李方膺 -(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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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내지 않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이요
부드러운 말 한마디 그윽한 향이어라
마음속에 티 없음이 진실이요
물들지 않으면 이것이 실상이네


- 禪宗古聯 <참다운 供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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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니 산에는 빛이 있고
귀 기울이면 소리없이 흐르는 물
봄은 가도 꽃은 남고
사람이 와도 새는 놀라지 않더라


-冶父 <산에는 빛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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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바람/천상병

       

       

      봄철이 되어
      봄바람이 쏴 분다.
      세상이 온통 날아갈 것만 같다.

      어쩌면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이,
      쉽게스리 풀려 나올 것 같다.

      쉽게 말해서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봄바람이 한가하게 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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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타셔요.

같이 구경다녀요~~

 

산뜻하고 깔끔하고 단정하고...

있을 것 다 있고

없던 것 더 있고...

 

예전 글 다시 읽어 보는데

참 새롭습니다.

 

 

 

 

귀엽
댓글
2011.03.23 11:03:01

오래전 앨범들을 가끔 꺼내보면 정말 새롭습니다.

변하지 않은 것 같아도  많이 변해있는 지금의 모습을 보게 되요.

 

대청소 하고나니 바라만 봐도 속이 후련합니다.

이대로도 당분간은 깔끔하게 보일테지만

곧 세수 안한 얼굴로 영이님 뒤를 졸졸 따라다닐지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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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이
댓글
2011.03.23 14:35:57

emoticon..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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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노래 / 이기철


움 돋는 나무들은 나를 황홀하게 한다
흙 속에서 초록이 돋아나는 걸 보면 경건해진다
삭은 처마 아래 내일 시집 갈 처녀가 신부의 꿈을 꾸고
녹슨 대문 안에 햇빛처럼 밝은 아이가 잠에서 깨어난다

사람의 이름과 함께 생애를 살고
풀잎의 이름으로 시를 쓴다
세상의 것 다 녹슬었다고 핍박하는 것 아직 이르다
어느 산 기슭에 샘물이 솟고
들판 가운데 풀꽃이 씨를 익힌다

절망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지레 절망을 노래하지만
누구나 마음속에 꽃잎 하나씩은 지니고 산다
근심이 비단이 되는 하루, 상처가 보석이 되는 한 해를
노래할 수 있다면
햇살의 은실 풀어 내 아는 사람들에게
금박 입혀 보내고 싶다

내 열 줄 시가 아니면 무슨 말로
손수건만한 생애가 소중함을 노래하리
초록에서 숨쉬고 순금의 햇빛에서 일하는
생의 향기를 흰 종이 위에 조심히 쓰며.

 


 

김귀엽
댓글
2011.03.19 19:11:31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참 많이 잊고 살아요.
아침과 밤이 하루에 공존하지만
어느 순간은 낮으로
어느 순간은 밤만을 기억하며 살 때가 있습니다.
가까운 이웃나라의 일이 아니더라도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화창한 주말입니다.
소중한 시간으로 채우세요.


영이
삭제 수정 댓글
2011.03.20 21: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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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사슴 안녕?
나도 안녕~~

아주 오랜 옛날엔
화분의 꽃들이 모두 야생이지 않았을까요.
주어진 환경에 맞게 모두들 적응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늘 피어있는 자주사슴꽃이
예쁘고 반가워요~~^^*
목은 뭐... 저보다 쪼금 긴듯합니다.ㅎㅎ

며칠전에 올케언니가 와서 고추장과 된장을 담가 주면서
통풍되는 유리덮개도 사주고 갔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하던것 처럼 해 보려고
광목으로 덮개를 만들어봤어요.
자주사슴도 한 항아리 맡았구요.
고무줄이 있나....ㅎㅎ

김귀엽
댓글
2011.03.20 21: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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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사슴꽃이 영이님과 내기하자고 합니다.
누구 목이 더 긴가
누가누가 더 보고싶어 하는가 하고요.

야생화를 집안에 들여다 놓고 가끔 미안하기도 합니다.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일은 좋지만
그 순간부터 야생화는 야생화가 아닌거죠.
목이 길어지는 것도 모르고
겨울 봄 없이 꽃을 피워줍니다.

영이
삭제 수정 댓글
2011.03.19 22:36:54

 

컴터를 켜면 여길 들어오는 것도 자연스런 일상...
쥔장 오길 기다리느라
목이 한 5센티는 길어진거 같아요~~ㅎㅎ
내가 바쁘고 곤할땐 며칠씩 못 들어오기도 하는데
다른분들이 안 보이면 왜 안 보이실까 골똘해지기도 한답니다.
잠시의 시간이지만 여기서 나누는 시간들도 참 소중한 시간들이에요.

좋은 주말, 모두에게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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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지 않는 산 밑의 우물

山中 친구들께 공양하오니

표주박 하나씩 가지고 와서

저마다 둥근달 건져 가시오

 

- 禪宗古聯 <산밑의 우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