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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 이정록

 

 

낙지 오징어도

손발이 따로 있대요.

 

"너 팔다리 몇 개야?"

 

"여덟 갠가? 열 갠가?

뒤통수 긁적이는 게 손이래요.

 

"그것도 몰라?"

쥐어박으면,

 

"왜 때려요."

머리통 감싸 쥐는 게 손이래요.

 

 

 

마당
댓글
2012.09.03 07:51:35

재밌는 동시 하나...

뒤통수 감싸 쥐고 머리통 긁적이는

낙지를 떠올리니 울매나 우스운지...

 

습습한 초가을 맛이 에북 나는데

자주컴 온 동네가 조용합니다.

별일 없이 잘 지내신다는 방증이기를... ^^  

귀엽
삭제 수정 댓글
2012.09.06 09:31:06

일찌감치 엄니 뵈러 다녀오셨나 봅니다.

잔디씨를 보면 마당님 생각이 나요.^^

 

태풍이 휩쓸고 간 자리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혼자 했었는데

오늘 아침 신문에 제 생각과 너무나 똑같은 글이 올라온 것을 보고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풀잎은 태풍에 쓰러지지 않는다'

자연의 순리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벌써 하늘은 완연한 가을처럼 느껴져요.

마당님의 손길에 영이님 안부도 함께 여쭙니다.

보고싶어요^^.

 

 

 

 

마당
댓글
2012.09.08 07:40:59

풀... 바람보다 더 빨리 눕기도 하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기도 한다는 풀잎...

 

그런데 잔디 씨를 훑어 정성 들여 뿌려도 그자리가 무성해지지 않는 걸 보면

식물 관리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기야 숨 쉬는 생물 관리가 생각대로

어김없이 된다면야 세상에 어려울 게 뭐가 있겠습니까.

영이
삭제 수정 댓글
2012.09.08 10:28:09

 

두분 모두 변함없이~~~^^

반갑고 반갑습니다.

 

영이는 이번 여름이 조금 힘들었다 생각되요.

사진교실 개강을 해서 할일은 많고요..

오늘은 엄니 기일...

 

시간이 스르르 잘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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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있어도 사랑이다/정윤천

     

     

     눈앞에 당장 보이지 않아도 사랑이다. 어느 길 내내,
    혼자서 부르며 왔던 어떤 노래가 온전히 한 사람의 귓전
    에 가 닿기만을 바랐다면, 무척은 쓸쓸했을지도 모를 서
    늘한 열망의 가슴이 바로 사랑이다.

      고개를 돌려 눈길이 머물렀던 그 지점이 사랑이다. 빈
    바닷가 곁을 지나치다가 난데없이 파도 일었거든 사랑
    이다. 높다란 물너울의 중심 속으로 제 눈길의 초점이 맺
    혔거든, 거기 이 세상을 한꺼번에 달려온 모든 시간의 결
    정과도 같았을, 그런 일순과의 마주침이라면, 이런 이런,
    그렇게는 꼼짝없이 사랑이다.

      오래전에 비롯되었을 시작의 도착이 바로 사랑이다. 바
    람에 머리카락이 헝클어져 손가락 빗질인 양 쓸어 올려
    보다가, 목을 꺾고 정지한 아득한 바라봄이 사랑이다.

      사랑에는 한사코 진한 냄새가 배어 있어서, 구름에라도
    실려오는 실낱같은 향기만으로도 얼마든지 사랑이다. 갈
    수 없어도 사랑이다. 魂이라도 그쪽으로 머릴 두려는 그
    아픔이 사랑이다.

       멀리 있어도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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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如日/반칠환

     

     

    "그려, 이 두메산골엔 그 날이 그 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네."

    찰싹!
    산 모기 한 마리를 정강이에 문대며 그이가 말했다

    달맞이꽃도 어제처럼, 마당가에 화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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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한여름/김종길

     

     

    소나기 멎자
    매미소리

    젖은 뜰을
    다시 적신다.

    비 오다
    멎고,

    매미소리
    그쳤다 다시 일고,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가는가.

    소나기 소리
    매미소리에

    아직은 성한 귀
    기울이며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보내는가.

영이
댓글
2012.08.17 21:09:00

 

 

우리도 담장 너머에 수수를 심었는데

지금 한창 익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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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 / 박성현 

     
    아버지가 대청에 앉자 폭염이 쏟아졌다. 
    족제비가 우는 소리였다. 아버지는 맑은 바람에
    숲이 흔들리면서 서걱서걱 비벼대는 소리라 말했다.  
    부엌에서 어머니와 멸치칼국수가 함께 풀어졌다. 
    땀을 말리며 점심을 먹는다. 
    아버지의 눈을 훔쳐본다. 
    여자의 눈을 쳐다보면 눈이 뽑힌다는 
    아랍의 무서운 풍습을 말한다. 석류가 터질 때
    아버지는 다시 아랍으로 갔다. 그리고 어머니는 
    빗장을 단단히 채우고 방을 나오지 않았다. 
    세밑까지 어머니는 화석이 되어 있을 것이다. 
    기다리면 착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다. 
    내게는 마음이 없고, 문도 없었던 겨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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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기다리며 / 이상국


비가 왔으면 좋겠다
우장도 없이 한 십리
비 오는 들판을 걸었으면 좋겠다
물이 없다
마음에도 없고
몸에도 물이 없다
비가 왔으면 좋겠다
멀리 돌아서 오는 빗속에는
나무와 짐승 들의 피가 묻어 있다
떠도는 것들의 집이 있다
비가 왔으면 좋겠다
문을 열어놓고
무연하게
지시링물 소리를 듣거나
젖는 새들을 바라보며
서로 측은했으면 좋겠다
비가 왔으면 좋겠다
아주 멀리서 오는 비는
어느 새벽에라도 당도해서
어두운 지붕을 적시며
마른 잠 속으로 들어왔으면 좋겠다

 

 

.

.

 

^^*

 

 


 

 

우리집에도 능소화 몇송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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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연/정일근

     

     

    어이쿠,저 두꺼비들 좀 봐! 산문에 들어서자 두꺼비들이 여긴 왜 와!
    왜 와! 하며 길을 막는 밤이었다
    외국에서 돌아온 그녀는 두꺼비들을 풀어놓고 좌선 중이었다
    헤아려보면
    십이만 시간 저편,그녀는 선의 길을 막 걷기 시작한 학승이었고
    나는 시의 길을 막 걷기 시작한 어린 시인이었다
    막,이란 부사가 한정해 주듯
    우리는 자신의 길을 벗어나거나 되돌아 갈 수 없는 신생의 수레바퀴였다
    그때,단 한번의 만남이 있었다
    그리고 겨울 산사의 맑은 물이 담긴 물잔 같았던 몇 통의 편지
    그것이 인연의 처음과 끝이었다
    델리라는 도시에서 나의 끈이 그녀에게로 다시 이어졌다
    그녀는 우리 사이에 놓여져 있던 끈을 슬쩍 당겨주었다
    사람과 사람사이 찰라의 인연이라도 끊어지지는 않는다
    인연은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끈이 잠시 느슨해지는 것이다
    나를 팽팽하게 당기는 인연의 끈 그 끝에 서서,
    스님 감사합니다 뜨거운 불을 삼킨 듯 더운말이 뿜어져 나왔으나
    그녀의 얼굴은 잔 속의 물처럼 흔들리지 않고 정갈하게 빛났다
    이 세상에서 우리의 만남은 이것으로 끝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저 세상 어느 곳에 가더라도 우리 사이에 놓인 인연을 그녀는
    또 한번 연연하게 당겨줄 것을 나는 알수 있었다
    울주 가시산 석남사 흙마당으로 돌계단으로
    갈색 두꺼비들이 모여들어 왜 와! 왜 와! 울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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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꺼비/ 박성우

     

    아버지는 두 마리의 두꺼비를 키우셨다 

    해가 말끔하게 떨어진 후에야 퇴근하셨던 아버지는 두꺼비부터 씻겨주고 늦은 식사를 했다  동물 애호가도 아닌 아버지가 녀석에게만 관심을 갖는 것 같아 나는 녀석을 시샘했었다  한 번은 아버지가 녀석을 껴안고 주무시는 모습을 보았는데 기회는 이때다 싶어 살짝 만져보았다  그런데 녀석이 독을 뿜어대는 통에 내 양눈이 한동안 충혈 되어야 했다  아버지, 저는 두꺼비가 싫어요

    아버지는 이윽고 식구들에게 두꺼비를 보여주는 것조차 꺼리셨다 칠순을 바라보던 아버지는 날이 새기 전에 막일판으로 나가셨는데 그때마다 잠들어 있던 녀석을 깨워 자전거 손잡이에 올려놓고 페달을 밟았다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아버지는 지난 겨울, 두꺼비집을 지으셨다 두꺼비와 아버지는 그 집에서 긴 겨울잠에 들어갔다 봄이 지났으나 잔디만 깨어났다 

    내 아버지 양 손엔 우툴두툴한 두꺼비가 살았다

영이
댓글
2012.07.24 14:30: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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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이
댓글
2012.07.25 08:27:51

 

저 두꺼비가 입이 얼마나 무거운지

아무리 말을 붙여 봐도 말을 안해요....

사정을 말하면 들어 줄 만 한 일이면 내가 들어 줄 사람인디...

 

이따가 가서 다시 한번 물어 볼게요...ㅎ

 

김귀엽
댓글
2012.07.24 16:37:53

두꺼비네도 분명 딸린 식구가 있을낀데

전셋값이 모라자 아직 안 데려 온건 아닌지. ㅎ

 

영이님 댁에 빈 방도 많으니 염려 안해도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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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 함민복

 

 

천만 결 물살에도 배 그림자 지워지지 않는다.

 

 

 

 

영이
댓글
2012.07.24 14:53:41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습미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