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

글 수 270
  • Skin Info

 

문서 첨부 제한 : 0Byte/ 50.00MB
파일 크기 제한 : 50.00MB (허용 확장자 : *.*)

    bbe1caa5968a8c45fb3995c650663d97.jpg

     

     

    사과야 미안하다/정일근

     

     

    사과 과수원을 하는 착한 친구가 있다. 사과꽃 속에서 사과가 나오고 사과 속에서
    더운 밥이 나온다며,  나무야 고맙다  사과나무야 고맙다,  사과나무 그루 그루마다
    꼬박꼬박 절하며  과수원을 돌던 그 친구를 본 적이 있다.  사과꽃이 새치름하게 눈
    뜨던 저녁이었다.  그날 나는 천 년에 한 번씩만 사람에게 핀다는 하늘의 사과꽃 향
    기를 맡았다.

      눈 내리는 밤에 친구는 사과를 깎는다.  툭, 칼등으로 쳐서 사과를 혼절시킨 뒤 그
    뒤에 친구는 사과를 깎는다.  붉은 사과에 차가운 칼날이 닿기 전에  영혼을 울리는
    저 따뜻한 생명의 만트라. 사과야 미안하다 사과야 미안하다.  친구가 제 살과 같은
    사과를 조심조심 깎는 정갈한 밤,  하늘에 사과꽃 같은 눈꽃이 피고 온 세상에 사과
    향기 가득하다.

     

7552.jpg

 

     

    나무와 햇볕/오규원

     

    산뽕나무 잎 위에 알몸의 햇볕이

    가득하게 눕네

    그 몸 너무 환하고 부드러워

    곁에 있던 새가 비껴 앉네

     

     

     

귀엽
삭제 수정 댓글
2012.06.03 21:45:48

영이님을 통해 알게 된 영이님표 감꽃목걸이

2007년에 올렸던 사진이 photo2에 남아 있어요.

다시 봐도 너무 정겨운 사진입니다.

 

내일부터 다시 며칠 집을 비울 것 같아요.

광석이가  수학여행을 가게 되어 돌 볼 아이도 없고

광욱이도 군에 가고 없으니 이런 기회는 당분간 없을 것 같아

우리끼리 따로 여행을 가기로 했답니다.

이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보다

부부만 보내게 되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요.

지금은 홀가분한  것이 좋은 것 같은데

그래도 함께 보낼 때가  좋았지 싶기도 하고^^

 

 

9974.jpg

 

한낮 / 오규원

 

 

허름한

농가에 털썩 기대놓은

우편물 집배원의

빨간 오토바이

그 위로 매미 울음소리 하나 지나가다

잠시 걸터앉아

'매ㅡ' 해보고 가네

 

 

영이
삭제 수정 댓글
2012.06.04 06:08:15

5년전 감꽃 사진을...ㅎㅎ

예전에 찍은 감꽃이 더 정겹습니다.

이제 무엇이든 대충인게 사진에서 금방 표가 나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앞으로 얼마나 그리워하게 될지 지금은....ㅎㅎ

늘 좋은 추억많이 만드세요.

추억이 또 힘이되는 시간이 온다는...

잘 다녀오세요.

사진도 많이 찍으시고

추억사진도 서로 서로 찍어주기 하시구요.

 

광욱인 잘 지내고 있지요?

늘 건강하길 빕니다.

 

 

IMG_6210-1.JPG

 

 

 

바람과 발자국 / 오규원

 

 

눈이 자기 몸에 있는 발자국의

깊이를 챙겨간다

미처 챙겨가지 못한 깊이를 바람이

땅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IMG_6179-1.JPG

 

 

 

발자국과 길 / 오규원

 

 

나무 밑에는 그늘과

그늘에서 뭉개지다가 남은 발자국

그곳으로 가는 길

 

 

 

IMG_6171-1.JPG

 

 

창 밖은 오월인데 / 피천득

 


창 밖은 오월인데
너는 미적분을 풀고 있다
그림을 그리기에도 아까운 순간

 

라일락 향기 짙어 가는데
너는 아직 모르나 보다
잎사귀 모양이 심장인 것을

 

크리스탈 같은 美라 하지만
정열보다 높은 기쁨이라 하지만
수학은 아무래도 수녀원장

 

가시에도 장미 피어나는데
'컴퓨터'는 미소가 없다
마리도 너도 고행의 딸

 

 

IMG_6196-1.JPG

 

 

 

구멍 하나 / 오규원

 

 

구멍이 하나 있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지나가는 새의 그림자가 들어왔다가

 

급히 나와 새와 함께 사라지는 구멍이 하나 있다

 

때로 바람이 와서 이상한 소리를 내다가

 

둘이 모두 자취를 감추는 구멍이 하나 있다

 

 

7525.jpg

 

 

    아이와 강/오규원

     

     

    아이 하나 있습니다

    강가에

     

    아이 앞에는 강

    아이 뒤에는 길

     

김귀엽
댓글
2012.06.01 23:28:52

 

아기 병아리가 아주 힘이 센가 봐요.

엄마닭을 업고도 끄떡 없으니~

 

영이님댁에도~

모두모두 축하합니다 

 

영이
댓글
2012.06.02 22:12:56

 뼝아리라서 쎄요... ㅎㅎ

 

케익 농갈라먹어요...

딸은 양력으로 난 음력으로 하는데

늘 비슷하게 생일이 와요.

딸래미 생일케익 덜 먹었는데 애들이 작은걸루 또 사왔어요.

 

 

홍순영 시인도 어제 생일이었는데...

순영씨~~~생일축하해요~~~  

 

 

7548.jpg

 

 

 IMG_6108-1.JPG

 

 

나무들의 약속 / 김명수

 


숲 속 나무들의 봄날 약속은
다같이 초록 잎을 피워내는 것

 

숲 속 나무들의 여름 약속은
다같이 우쭐우쭐 키가 크는 것

 

숲 속 나무들의 가을 약속은
다같이 곱게 곱게 단풍 드는 것

 

숲 속 나무들의 겨울 약속은
다같이 눈보라를 견뎌내는 것

 

 

IMG_4606-1.JPG

 

 

빗방울 / 오규원

 



빗방울이 개나리 울타리에 솝-솝-솝-솝 떨어진다


빗방울이 어린 모과나무 가지에 롭-롭-롭-롭 떨

어진다

 

빗방울이 무성한 수국 잎에 톱-톱-톱-톱 떨어진다


빗방울이 잔디밭에 홉-홉-홉-홉 떨어진다


빗방울이 현관 앞 강아지 머리에 돕-돕-돕-돕 떨

어진다

 

 

 

 

IMG_6123-1.JPG

 

 

산과 길 / 오규원

 

 

여러 곳이 끊겼어도
길은 길이어서
나무는 비켜서고
바위는 물러앉고
굴러 내린 돌은 그러나
길이 버리지 못하고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