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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상花傷 / 복효근

    그저 무심히 어제처럼
    산길 모퉁이 돌아서는데
    풀숲에서 문득
    불인두를 들이대듯 후끈,
    솟은 꽃 한 송이
    채 인주를 닦지 않은 손도장
    어디서 스쳐가던
    내 청춘의 붉은 지문,
    너와 나 지고 갚지 못한 무슨 빚이 있어
    무슨 다 하지 못한 약속이 있어
    이 외진 길에 이리 다시 만나는 것이냐
    내 어딘가에도 묻어있을 네 지문을 찾듯
    나를 더듬는 눈빛
    나는 화상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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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 풀물/공재동

     

    풀밭에서
    무심코
    풀을 깔고 앉았다.

     

    바지에
    배인
    초록 풀물

     

    초록 풀물은
    풀들의
    피다.

     

    빨아도 지지 않는
    풀들의
    아픔

     

    오늘은
    온종일
    가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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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들 바람/ 최동호

     

              ―달마는 왜 동쪽으로 왔는가

     

     

     

    첫 새벽 시작한
    학과 공부에 등뼈 비틀던 경판들도
    학승들과 제 자리로 돌아간 다음

    노스님네 게걸음
    산보 어간에 대웅전 코끝을 까치가 간질러
    튀밥처럼 희게 쏟아지는 아침 햇살

    마당 귀퉁이에 폭포처럼 내려와
    나무이파리 흔드는 산들바람과 함께
    황금 햇살 펼치는 빗자루길 산보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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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과야 미안하다/정일근

     

     

    사과 과수원을 하는 착한 친구가 있다. 사과꽃 속에서 사과가 나오고 사과 속에서
    더운 밥이 나온다며,  나무야 고맙다  사과나무야 고맙다,  사과나무 그루 그루마다
    꼬박꼬박 절하며  과수원을 돌던 그 친구를 본 적이 있다.  사과꽃이 새치름하게 눈
    뜨던 저녁이었다.  그날 나는 천 년에 한 번씩만 사람에게 핀다는 하늘의 사과꽃 향
    기를 맡았다.

      눈 내리는 밤에 친구는 사과를 깎는다.  툭, 칼등으로 쳐서 사과를 혼절시킨 뒤 그
    뒤에 친구는 사과를 깎는다.  붉은 사과에 차가운 칼날이 닿기 전에  영혼을 울리는
    저 따뜻한 생명의 만트라. 사과야 미안하다 사과야 미안하다.  친구가 제 살과 같은
    사과를 조심조심 깎는 정갈한 밤,  하늘에 사과꽃 같은 눈꽃이 피고 온 세상에 사과
    향기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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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와 햇볕/오규원

     

    산뽕나무 잎 위에 알몸의 햇볕이

    가득하게 눕네

    그 몸 너무 환하고 부드러워

    곁에 있던 새가 비껴 앉네

     

     

     

귀엽
삭제 수정 댓글
2012.06.03 21:45:48

영이님을 통해 알게 된 영이님표 감꽃목걸이

2007년에 올렸던 사진이 photo2에 남아 있어요.

다시 봐도 너무 정겨운 사진입니다.

 

내일부터 다시 며칠 집을 비울 것 같아요.

광석이가  수학여행을 가게 되어 돌 볼 아이도 없고

광욱이도 군에 가고 없으니 이런 기회는 당분간 없을 것 같아

우리끼리 따로 여행을 가기로 했답니다.

이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보다

부부만 보내게 되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요.

지금은 홀가분한  것이 좋은 것 같은데

그래도 함께 보낼 때가  좋았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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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 오규원

 

 

허름한

농가에 털썩 기대놓은

우편물 집배원의

빨간 오토바이

그 위로 매미 울음소리 하나 지나가다

잠시 걸터앉아

'매ㅡ' 해보고 가네

 

 

영이
삭제 수정 댓글
2012.06.04 06:08:15

5년전 감꽃 사진을...ㅎㅎ

예전에 찍은 감꽃이 더 정겹습니다.

이제 무엇이든 대충인게 사진에서 금방 표가 나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앞으로 얼마나 그리워하게 될지 지금은....ㅎㅎ

늘 좋은 추억많이 만드세요.

추억이 또 힘이되는 시간이 온다는...

잘 다녀오세요.

사진도 많이 찍으시고

추억사진도 서로 서로 찍어주기 하시구요.

 

광욱인 잘 지내고 있지요?

늘 건강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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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발자국 / 오규원

 

 

눈이 자기 몸에 있는 발자국의

깊이를 챙겨간다

미처 챙겨가지 못한 깊이를 바람이

땅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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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과 길 / 오규원

 

 

나무 밑에는 그늘과

그늘에서 뭉개지다가 남은 발자국

그곳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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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은 오월인데 / 피천득

 


창 밖은 오월인데
너는 미적분을 풀고 있다
그림을 그리기에도 아까운 순간

 

라일락 향기 짙어 가는데
너는 아직 모르나 보다
잎사귀 모양이 심장인 것을

 

크리스탈 같은 美라 하지만
정열보다 높은 기쁨이라 하지만
수학은 아무래도 수녀원장

 

가시에도 장미 피어나는데
'컴퓨터'는 미소가 없다
마리도 너도 고행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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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하나 / 오규원

 

 

구멍이 하나 있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지나가는 새의 그림자가 들어왔다가

 

급히 나와 새와 함께 사라지는 구멍이 하나 있다

 

때로 바람이 와서 이상한 소리를 내다가

 

둘이 모두 자취를 감추는 구멍이 하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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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와 강/오규원

     

     

    아이 하나 있습니다

    강가에

     

    아이 앞에는 강

    아이 뒤에는 길

     

김귀엽
댓글
2012.06.01 23:28:52

 

아기 병아리가 아주 힘이 센가 봐요.

엄마닭을 업고도 끄떡 없으니~

 

영이님댁에도~

모두모두 축하합니다 

 

영이
댓글
2012.06.02 22:12:56

 뼝아리라서 쎄요... ㅎㅎ

 

케익 농갈라먹어요...

딸은 양력으로 난 음력으로 하는데

늘 비슷하게 생일이 와요.

딸래미 생일케익 덜 먹었는데 애들이 작은걸루 또 사왔어요.

 

 

홍순영 시인도 어제 생일이었는데...

순영씨~~~생일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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