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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와 나무 / 류시화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이상 흔들리지 않았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짖지 않은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