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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0] ...

[re] 20110118220106

조회 수 563 추천 수 0 2011.01.18 22:55:37

조금은 독특한 시라 여기고 있는데
영이님이 올려 준 이미지와는 왠지 낯설지 않습니다.
멧새가 맞을 듯 싶어요.^^

미소~

[re] 20110118220106

조회 수 607 추천 수 0 2011.01.19 10:07:26

겨울밤에 읽는 백석의 詩
잊고 있었던 무언가를 찾아낸 듯한 반가움...
어젯밤엔 다산초당에서 출판된 백석의 시집을
생각난 김에 더 읽고 잤어요.

검색해 보니 멧새가 맞는것 같기도 합니다.^^


커피~

20110118100107

조회 수 626 추천 수 0 2011.01.18 10:26:00



    이 세상 끄떡없다/임길택


    나는 텔레비전을 좋아하고
    아버지는 담배 피우기를 좋아한다고
    어머니는 불을 지피면서도
    잔소리를 빠뜨리지 않으시지만

    나뭇가지는 날마다 새로운 바람을 맞고
    염소는 입 하나로 우리의 손일보다 재빠르고
    내 친구 은미는 줄넘기를 잘하고
    병인이는 늘 숙제가 밀리고

    그래도 이 세상 끄떡없다.
    다 다른 마음으로 살아도
    이 세상 끄떡없다.

    커피~

[re] 20110118100107

조회 수 650 추천 수 0 2011.01.18 12:49:15


    죄 / 임길택


    새들이 벌레를 잡아먹고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도
    죄가 안 되느냐고 물었어요.

    할아버지는
    그건 죄가 아니라 했어요.

    할아버지는 내가 거미를 잡을 때
    잠자리를 잡을 때
    죄를 짓는다 해놓고서
    거미가 잠자리를 잡아먹고
    성큼발이가 거미를 잡아먹는 건
    아무 죄가 안 된다 해요.

    그것들은 살 만치만 잡아먹고
    몰래 어디다 쌓아두고서
    썩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라 했어요.


    커피~

20110117150132

조회 수 647 추천 수 0 2011.01.17 15:39:45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 서정주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수부룩이 내려오는 눈발 속에서는
    까투리 매추래기 새끼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

    괜,찬,타,……괜,찬,타,……괜,찬,타,……괜,찬,타,……
    폭으은히 내려오는 눈발속에서는
    낮이 붉은 處女아이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울고
    웃고
    수구리고
    새파라니 얼어서
    運命들이 모두다 안기어 드는 소리……

    큰놈에겐 큰 눈물 자죽,작은놈에겐 작은 웃음 흔적,
    큰이얘기 작은이얘기들이 오부록이 도란그리며 안기어 오는 소리……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끊임없이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山도 山도 靑山도 안기어 드는 소리……


    커피~

20110117140144

조회 수 654 추천 수 0 2011.01.17 14:37:48



    별식(別食) / 박형준


    빗속에서 밀가루 떡 냄새가 난다.
    창을 활짝 열어 둔다.

    어린 시절 머리맡에 놓여진
    밀가루 떡 한 조각.
    동구의 밭에서 일하던 아버지가
    점심 무렵 돌아와
    막내를 위해 만들어 주던 밀가루 떡.

    누군가의 머리맡에
    그런 시 한 편 슬몃 밀어 놓은 날 있을까.
    골목의 빗속에서
    아무 맛도 없이 부풀어 가는


                            

20110117130105

조회 수 644 추천 수 0 2011.01.17 13:55:09



    진달래꽃 / 곽재구


    마음을 바쳐 당신을 기다리던 시절은 행복했습니다
    오지 않는 새벽과 갈 수 없는 나라를 꿈꾸던 밤이 길고 추웠습니다
    천 사람의 저버린 희망과 만 사람의 저버린 추억이 굽이치는 강물 속에서
    다시는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당신의 옛 모습을 꿈꾸었습니다
    천 송이 만 송이의 슬픔이 꺾인 후에 우리에게 남는 아름다움이 무엇일까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깊은 부끄러움이 끝나기 전에 꼭 와줄 것만 같은 당신의 따듯한 옷자락을 꿈꾸었습니다
    지고 또 지고 그래도 남은 슬픔 다 지지 못한 그날에 당신이 처음 약속하셨듯이 진달래꽃이 피었습니다
    산이거나 강이거나, 죽음이거나 속삭임이거나
    우리들의 부끄러움이 널린 땅이면
    그 어디에고 당신의 뜨거운 숨결이 타올랐습니다


    꽃~

                            

20110114190145

조회 수 641 추천 수 0 2011.01.14 19:47:03



    저 흔하고 환한! /황동규


    이년 만엔가 들어선 옛 산책길 골목,
    새로 얼굴 내민 간판 하나,
    ‘아름다운 머리 돌려드립니다.’
    장미 하나 외롭게 피어 있는 담 넘으려다 들키자
    옆 나무의 머리를 쓸어주는 바람,
    머리 흔들며 딴청부리는 소년 가죽나무,
    강아지 하나가 서툴게 소리 연습을 하고 있다.
    이게 과연 내 목청?  

    T자형 골목 끝에 올라가 내려다본다.
    담들 위로 고개 내민 꽃나무들이
    살짝 들린 하늘의 치맛단을 간질이고 있다.
    문득 가늘고 짧은 어린 새소리,
    연필심 목구멍 하나 새로 뚫렸구나.
    바람, 어린 나뭇잎들이 혀 내밀고
    다투어 공기 맛을 보는구나.
    뒷집에서 흘러나오는
    감칠맛 있게 탁한 소프라노 웃음소리.

    바로 오른 편 슬래브 문 위에 호박꽃 하나가
    엽기적으로 싱싱하게 피었다.
    방금 꽃가루 잔뜩 묻힌 벌 하나 기어 나와
    무엇에 취한 듯 잠시 비틀거린다.
    나도 잠시 비틀거린다.
    아 날개가 있었지, 한번 슬쩍 펼쳐보고 벌이 날아오른다.
    사방에 널려 있는 저 예쁘고 흔하고 환한 잡것들!
    과연 앞으로 우린 얼마나 삶을 찰나 해 살아
    삶의 속맛을 제대로 축낼 수 있을 것인가?


    미소~

20110114190134

조회 수 565 추천 수 0 2011.01.14 19:17:56
영이님이
운영자 이신듯 보여요~~ㅎㅎ
쥔장은 아직도 문 밖에 떨고 계신가 봅니다,..,..

[re] 20110114190134

조회 수 529 추천 수 0 2011.01.14 20:00:43

안개님, 안녕하세요.미소~
밥을 안지어보셨으면 잘 모르실텐데...
자고로 밥은 남이 지어준 것이 제일 맛있답니다.^^
그 밥이 영양밥일 때는 더 말할 나위없이!
영이님이 늘 따뜻하게 보살펴 주셔서 많은 힘이 됩니다.
본래 집주인은 방안에 가만히 앉아 있기도 뭣해서 자꾸 이리저리 살피러 다닙니다.ㅎㅎ
새해에도 변함없이 차린 것 없어도 나눠먹는 밥상이 모두 꿀맛이길 바랍니다.
늘 행복하세요.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