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머리 물빛 / 송수권

조회 수 915 추천 수 0 2011.06.01 12:00:09
귀엽


 

  접대란 말 아셔요. 주인이 손님을 깍지게 접어 모시는 것을 말하지요. 접대나 대접이
나 그게 그것 아녀요. 그런데 이 틈새를 파고드는 말이 있어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안동 가서 들은 얘기인데요. 도산서원 사랑방 툇마루에서 내친구 권오삼과 함께 깍지
베개를 하고 누워 배고픈 뻐꾸기 소리를 듣다 들은 이야기인데요. 서원 앞을 휘돌아
나가는 돌머리〔河廻〕 물빛이 왜 저토록 아득한고 했더니 그것이 선비골에만 있는
백비탕 때문이라는군요. 오죽 가난했으면 상(床) 위에 펄펄 끓는 물 한 대접이라니요.
뻐꾸기 소리도 구름빛도 하늘빛도 시래기죽이 되어 뜨거운 김이 오르고 있는 그 물 한
대접이라니요. 돌계단 앞 모란꽃이 뚝뚝 지고 있는 그 사이 뻐꾸기 울음소리가 간간이
끊기고 있는 그 사이, 친구로부터 점심은 뭘 들거냐고 해서 서원 입구에 있는 ‘영계백
숙집’ 하려다 말고 영계와 백숙집 그 사이에서 입 꽉 틀어 막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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