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백나무 사이에서 / 김규태

조회 수 912 추천 수 0 2011.06.22 09:30:15
귀엽


새는 요란한 소리를 내지만
편백나무 사이에서는
편백 소리만 낸다.
하늘에 그물처럼 송곳 구멍을 뚫어 놓고
빠져나갈 소릴 다 빠져나가게 하고
침엽수 그늘에 앉아 침같이 따끔한 소리 지른다.
숲 그늘은 캄캄하다.
새어들 게 없고 새어 나갈 게 없는 입지다.
새는 아무리 요란한 소릴 내지만
제 살과 깃에 빛을 뿌린
그 침침한 편백의 몸피를 닮아
얼굴을 내지 않고도
눈이 부시게 날개를 휘젓는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3373 칠점무당벌레 / 송찬호 김귀엽 2010-11-13 919
3372 신생(新生) / 이시영 영이 2011-03-15 918
3371 수평선 / 반칠환 김귀엽 2006-08-23 918
3370 대비(大悲) / 배한봉 귀엽 2011-07-01 917
3369 나 혼자 자라겠어요 / 임길택 김귀엽 2011-01-21 917
3368 모닥불 / 백석 김귀엽 2011-01-18 917
3367 시치미 / 반칠환 김귀엽 2006-08-23 917
3366 시선 / 마종기 귀엽 2011-11-23 916
3365 점경點景 / 송수권 귀엽 2011-06-01 916
3364 천천히 가자 쉬어가면서 가자/나태주 영이 2010-11-04 916
3363 다시 술잔을 들며 / 정현종 김귀엽 2010-09-01 916
3362 돌머리 물빛 / 송수권 귀엽 2011-06-01 915
3361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고정희 안개꽃 2010-05-24 915
3360 가족 / 윤제림 김귀엽 2014-11-14 913
3359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 file [2] 달팽이 2008-05-29 913
» 편백나무 사이에서 / 김규태 귀엽 2011-06-22 912
3357 말없이 걸어가듯이 / 정현종 영이 2011-07-09 911
3356 고요에 바치네 / 김경미 김귀엽 2010-03-04 911
3355 아직은 바깥이 있다 / 황지우 김귀엽 2012-04-07 910
3354 성선설 / 함민복 김귀엽 2012-09-06 909